Stat rosa pristina nomine, nomina nuda tenemus
by 하얀새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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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얀새의 부활


다시 오픈?

스킨 뭘로 바꾸지.. 맘에 쏙 드는게 도무지 없네;

by 하얀새 | 2008/05/02 19:22 | Strawberry | 트랙백 | 덧글(2)
안녕..

손바닥만한 시멘트 바른 마당에서 잘 자라 주었어.

비만 오면 흘러내리는 흙이 지저분 하다며
흙을 시멘트로 덮고 연못을 메우던 날
넌 뭐가 그리 신 났는지 온 마당을 뛰어 다녔지.
발바닥이며 털에 온통 시멘트를 묻히고 말야.
지금도 마당엔 그 때 네가 찍어 놓은 발자국들이 도장처럼 찍혀 있어.
지금보다 훨씬 작았던 시절, 조그만 발자국.

언제나 기도 했었는데.
네가 가는 날은 내가 이 집을 떠나고 난 뒤면 좋겠다고.
꼭 그렇게 해 달라고.

그런데 그 마지막을 내가 지켜보게 될 줄은 몰랐네.

새끼라도 밴 듯 빵빵하게 부풀어오른 배를 안고
앉지도, 눕지도 못해 엉거주춤 서 있기만 하던 너.

가만히 숨쉬는 것조차 힘들어 하면서도
내가 몇번이고 몇번이고 네 이름만 불러대니까
있는 힘을 짜내 살랑살랑 꼬리를 흔들고,
그 불편한 몸으로 나에게 오기 위해 용을 썼지.
그게 아마 네 몸에 남아있던 마지막 힘이었나봐.

사람이 닿을 수 없는 구석자리를 찾아 들어가
등을 돌리고 누운 건
네가 가는 모습을 우리에게 보이고 싶지 않아서였니?

그렇게 소리없이 숨만 쉬다
결국 그 숨까지 멎을거라곤 생각도 못 했어.

그렇게 하루 이틀 지나면 다시 기운을 차릴 줄 알았어.
기운 차리고 그 구석 자리에서 나오면 병원에 데려 갈 생각이었단 말야.

내가 계속 말했잖아.
진아.. 어서 나와. 병원 가자. 약 먹고 주사 맞고 안 아파야지. 응?

진아, 그 곳은 편안하니?
우리 진아는 말 잘 듣고 집 잘 지키는 착한 개였으니까
분명 좋은 곳에 갔을거야.
그렇지?

진아, 지난 11년동안 난 너랑 같이 커왔잖아.
네 몸집이 점점 커지고, 새끼를 낳고, 그 새끼들을 길러 떠나보내고,
그 동안 난 중학교를 졸업하고, 고등학교에 가고, 대학을 가고, 취직을 하고.

할 수만 있다면, 가능하기만 하다면
내가 죽는 날까지 평생을 너랑 같이 살고 싶었는데.

진아, 네가 우리의 마지막 동반자야.
이제 다시는 다른 동물은 못 길러.

우리가 보고 싶으면 찾아와도 괜찮아.
진아.. 너무 보고싶어.


by 하얀새 | 2007/04/29 11:01 | Aspirin | 트랙백 | 덧글(4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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